제국의 후신 아를레온은 지금 여러 남작령으로 분열되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강자는 부흥하고 약자는 잊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기사들은 깊은 숲의 마법 생명체인 페이와 불안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페이를 향한 공포조차 농민 봉기의 불길을 사그라뜨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를레온에서는 서슬 퍼런 도끼가 곧 질서의 도구입니다.
몰락해가던 남작령 로스는 제국과 평화로웠던 시기의 광영을 돌려놓겠다는 보이지 않는 사교회의 약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도와 학자들이 비전 유물을 찾아 옛 전장을 발굴하고 있고, 맹약자 군단을 불러내 다시 한번 역할을 다하게 하고 있죠. 로스는 반드시 옛 영광을 되찾을 것입니다. 망자를 되살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바르야는 제국의 사슬을 벗어던지고 하리마와 연대하여 독립 상인 국가를 형성했습니다. 계약과 법률이 뿌리를 내린 지금, 인간과 하리마 구분을 떠나 그 누구든 거래와 실력으로 권세를 누릴 수 있게 되었죠. 바르야는 땜장이의 기술을 등에 업고 적들보다 한발 앞서나가고 있으며, 지옥숨결포의 포성은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늪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라나는 적에 의해 뿔뿔이 흩어졌고, 한때는 노예 살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가사의한 마술사가 나타나 대습지의 주민들을 규합하면서 진정한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흉포한 파쇄조, 지혜로운 첼룬, 하물며 신비로운 에트라까지... 모두가 마술사의 부름을 받들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다시 한번 라나의 포효 앞에 전율하게 될 것입니다.